사실상 마지막 퇴사자들이다. 2021-12월부터 희망퇴직 1차, 22'2월 2차, 22'4월 퇴직이후 2년동안 씨티은행 계약직으로 남았던 직원들이 모두 퇴사했다. 이제 더 이상 같이 했던 팀원들은 씨티에 남아있지 않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직원들은 6명, 그중에 3명은 계약직 퇴직 직원이고 다른 3명은 대학원을 다니거나 이직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새로운 회사에 온지 벌써 2년도 더 지났고 회식이 끝나면 항상 자의던 타의던 2차까지 가는 나도 아직 완벽히 적응하지는 못했다.

 

 까칠했던 수석님은 여전히 온갖 불평불만으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만, 오랫동안 알고 지낸지라 별다른 불만은 없었다. 이제 다들 새로운 곳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겠지. 짧지만 2년이란 시간동안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새로운 곳에서 자리를 잡기도 쉽지 않았고 남들과 부딪혀 가면서 내 영역을 잡아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씨티에서의 19년이 마냥 쉽지도 좋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던 사람들이 많아서 좋았던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까칠하게 구는 사람들을 보면 불편했는데, 이제는 안쓰럽다. 하나하나 불평하고 따지면서 살기에는 인생은 너무나 짧고 즐겁고 새로운 일은 참 많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새로운 곳에 잘 안착하고 모두 꽃길만 걷기를 빌어본다. 어제는 내 고용 계약 연장 기념으로 1, 2차 모두 쐈더니 지갑이 참 홀쭉하네. 그래도 많이 안마시고 적당히 이야기 하고 좋은 기분으로 집에 올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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