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단으로 해서 2000년도에 육군 장교로 임관했고, 소위 시절은 15사단 섹터 GOP에 중위 시절에는 여단 본부에서 근무했다. 군단 포병인데도 불구하고 최전방 GOP까지 갔을때 동기들이 참 불쌍하다고 했고, 나중에 여단 본부로 전출 나가니 동기들이 줄이 있냐고 묻더라. 전방에 있을 때, 내가 있던 부대는 이른바 민통선에 있었고 전방 가기 직전에 지뢰 사고로 대대장 2명이 나란이 중상을 입는 그런 곳이었다. 세상물정 모르는 당번병이 탈영했다가 나갈 곳이 없어서 부대 공터에 숨어 있다가 잡힐 수 밖에 없는 그런 곳이었다. 전방에는 GP후방에는 민통선 라인이 있고 산개울에는 지뢰가 유실되는 그런 곳이었다. 

 

 나름 포병여단이었고 부대도 늘상 훈련과 작전(포병인데 매복과 수색을 다녀야 했다.) 그리고 각종 일들로 인해서 늘 바빴다. 그런 와중에도 정말이지 부대내 얼차려도 있었고 허구헌날 개기던 병장들, 내가 근무하던 날 술 쳐먹다가 걸려서 나란히 잡혀온 병장님들과 아둥바둥 살던 곳이었다. 부대원들은 어차피 조금 있으면 대대로 갈테니 우리에게 정을 주지 않았고, 나는 중위로 진급하는 날 여단으로 면접을 보러 가야 했다. 물론 그때에도 부대내 구타나 얼차려들은 있었고, 간부들은 어떻게든 그것들을 근절해 보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간부들이 구타나 괴롭힘을 놔둔다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간부들은 이런거에 민감하다. 왜냐하면 그러다 사고가 나거나 문제가 터지면 100이면 100 다 지휘관들(견장 단) 책임이었기 때문에 최소한 저런 부조리들을 어떻게든 근절해 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냥 놔두거나 부추기거나 명령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다들 월급쟁이이고 이게 자기들의 직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라도 문제가 생길만한 것은 여지를 두지 않으려고 했다. 

 

 시즌2를 보면서 불편했던 사실은 현실에서 저렇게 자기 한 몸 희생해 가면서 어떻게든 부조리를 밝히고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군인도 어차피 특수직 공무원이고 한 집안의 가장이고 자기 밥벌이이다. 일반 회사 다니는 사람들도 내부 고발자들을 사내 왕따 시키고 다른데서 채용도 안해주는데 공무원들이 특히나 헌병대 간부들이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차라리 경찰이나 검찰에서 내부 고발하고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그들은 나오면 할꺼라도 있지만, 군인들은 사회에 나오면 정말 바보가 된다. 그래서 사회 나오면 사기 당하는 3등 안에 들어간다고 했을까?

 

 감동스럽고 뭔가 마무리가 된 것 같지만, 서글프고 서글픈게 저렇게라도 드라마에서 정상적인(?) 간부들을 만들려고 했다는 점이다. 현실에서는 잘 없겠지만, 그래도 드라마 상에서라도 저런 사람들이 있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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