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번이 처음인듯 하다. 아내랑 싸우는 것도 미안하고, 늘 화내고 그러는 내가 늘 미안했다. 아내의 바램대로 역사박물관까지 왔지만, 우리는 여기까지 와서 아웅다웅하고 늦게 와서 폐관도 다가왔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저녁을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토니 로마스)을 예약했다. 아이들 배고프다고 했지만 레스토랑에는 처음이라 밖에서 기다리면서도 다들 깡총깡총 뛰어 다녔다.
다른 데서는 밥먹으러 가면 사진을 찍고는 했는데, 나이프와 포크를 든 아이들 단속을 하느라 그럴 겨를도 없었다. 아마 아내와는 결혼후 처음으로 해보는 제대로 된 레스토랑 식사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늘 고생만 하는 아내에게 난 너무나 인색했구나 하는 반성을 해본다.(색시 앞으로는 호강시켜줄게.)
메뉴 7개짜리를 시키면서 다 먹기에는 좀 빠듯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메뉴가 주로 고기와 립이여서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했다. 아이들은 처음 써보는 포크와 나이프에 당황했지만 씩씩하게 손으로도 집어먹고 아빠가 가르쳐주는데로 테이블 매너를 배웠다. 나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이러한 식사에는 많이 익숙해졌다.
처음 생각과는 달리 약간 부족한 듯한 식사였다. 아이들이 이렇게 잘먹을줄은 몰랐다. 박물관에서 많이 뛰어 놀았고 점심도 일찍 먹어서 다들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아이들은 유자에이드를 한 컵씩 먹고도 모자라서 환타까지 시켜서 먹었다. 아이들 먹는 것을 보면서, 나는 딴생각 하지 않고 죽어라고 돈벌고 운동 열심히 해서 건강한 아버지 노릇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녀석들 다 장가 보내고 그러려면 난 60까지는 죽어라고 일해야 할 팔자인가보다. 프로그래밍 하는 것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 봉사활동을 하던가 하려고 했는데, 대학원 마치면 공인회계사 준비를 해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만 열심히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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