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이전 회사 그만두고 나서 주변도 돌아보고 사람들도 좀 챙기게 된 것 같았다. 그때에는 회사에서 그리도 내가 가는 길에서 어떻게든 낙오하지 않으려고 죽어라고 달렸다고 한다면, 회사 그만두게 되고 새로운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옮기게 되면서 많이 내려 놓고 앞날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예전 회사에서는 끝나지 않을 회사 생활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남은 10년을 잘 채울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살았다면, 지금은 갑자기 회사 그만두고 한달 정도 백수 생활도 해보고 이직하고 그러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새로운 회사에서는 적응을 해야 했고, 적응을 하고 나서는 내가 일할 자리를 잡아야 했고, 이제는 내년 사업계획도 좀 고민하고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고 봐야겠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직장생활이 끝나면서, 마음의 여유도 생겼고 주변 친구들도 좀 챙기게 되었다. 예전 회사 동료들 같은 경우를 보면 오히려 회사 그만두고 만나는 경우가 더 잦을 정도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언젠가부터 친구들 조문가서 주말이면 밤도 세고 장지까지 따라가서 마지막까지 옆에 있어주고는 한다. 예전 같았으면 못했겠지만, 이제 그 정도는 아내가 이해해 주고 좀 쉬게 해준다.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여유를 갖고 사람들을 볼 수 있게 하는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열심히 달리던 트랙에서 떨어지고 나서 주변 사람들이 보이는 거라고 할까 싶다. 아내는 어찌 되었거나 상가집 가서 밤세우고 하루종일 버스 타고 운구까지 했던 남편을 안타깝게 생각도 해준다. 금요일에 좀 무리한 일정에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차에서 꾸겨서 잠을 잤더니 오가는 버스 안에서 잠을 잤다고 하더라도 피곤한 것은 변하지 않는다. 서울 올라오면서 2시간 넘게 쉬지 않고 운전을 해야 했으니 말이다.

 

 다음에는 동탄에 가서 친구들이랑 치맥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이 아니라 평일에 좀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내가 그럴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반기에 쓸 수 있는 휴가는 거의 4일 정도 남았고 그 중에 하루는 아무래도 둘째 수능 볼 때 사용해야 하니까 그리 여유가 많은 것은 아니구나. 친구들 보면서 이제 세금에 대해서 고민하고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꾸려 나갈까 고민하는 사장님들 보니까, 내가 월급쟁이로서 참 편하게 살았구나 생각이 든다. 친구가 나보고 좀더 열심히 해서 괜찮은 일을 해보지 그랬냐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괜찮은 일이란 고시를 봐서 법조인이나 고위 공무원을 해보는게 어떻냐고 묻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는 그렇게 고생하고 몇년을 공부만 하는 삶이 싫었고 주변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싫었는데, 이제 와서 보면 그런 모험을 한 번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게 살았거나 벤처나 스타트업으로 회사를 다녔으면 지금 나이에 4형제를 키우지는 못했을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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