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9+ 중고로 구매함. 이상하게 신변에 변화가 있거나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면 뭔가를 지르게 된다. 작년에는 승진 스트레스로 키보드를 질렀고 올해에는 승진하고 나서 모니터를 질렀다. 변화를 진행해 가면서 고민하다가 의사결정을 하고나서, 내게 주는 작은 보상으로 산 것이 바로 스마트폰이었다. 최근에 데스크톱 업그레이드 한다고 쏟아 부었던 돈에 비하면 많지 않은 돈이기는 해도 나 혼자 쓰는 거라서 미안한 것은 사실이었다. 아내는 액정에 금간 아이폰6+를 사용중인데 사용하는데 별다른 불편함이 없다며, 그냥 쓴다고 한다. 바꾸게 되면 12월에 바꿔달라고 하는데, 결혼 기념일 근처로 하나 사는게 어떨까 싶다.
예전에는 새로운 기기를 계속해서 사고 팔고 하는 일이 많이 있었는데, 이제 그럴 여유도 시간도 없다는게 아쉽다. 그리고 과거와는 달리 왠만한 기기들이 발전해서 나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고성능 노트북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 거실/안방 컴퓨터 업그레이드 이후에 왠만한 작업들은 모두 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중에 빅데이터 공부를 새로 한다면 몰라도 현재로서는 하둡 기반으로 뭔가를 만들기 전에는 지금 데스크톱 성능으로 충분하다. 물론 아이들이 원하는 게임을 할만한 성능은 나오지 않겠지만 앞으로도 게임을 위해서 컴퓨터를 사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내일은 아이들과 방을 바꾸기로 했는데, 아내는 어떤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아내가 아이들이 좁은 방에서 뒹구는게 싫다고 그런다. 둘이 쓰는 방은 좀 춥기도 하지만 창문이 있어서 좋은 곳인데 말이지. 어찌 되었거나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이것저것 할일이 많다. 출석수업 끝나면 코딩 연습도 좀 해보고 싶은데, 이제는 마음처럼 쉽지가 않구나. 예전에는 나도 코딩하고 분석하고 하면서도 여유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관리하고 정리하고 회의 참석하고 그러면서 정신 없이 살고 있다.
팀장이라는게 관리하고 정리하고 의사 결정 내리고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인데 말이다. 그런거는 솔직히 재미가 없다. 이번에는 덤으로 다른 사람들이 분석하고 정리하고 발표할 수 있도록 뒤로 물러서라는 주문도 받았다. 이제부터 하일라이트는 팀원들이 받을 수 있도록 물러서서 봐달라는 이야기이다. 예전에 내가 할때에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부서장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좀더 앞으로 나서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는 것.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라는 것인데, 이게 때로는 사람들에게 부담감을 줄 수도 있는데 팀장이 리드해 가면서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주라는 거겠지.
내가 팀원이고 발표를 많이 할때 그런 팀장이고 보스고 없었다. 나는 혼자서 정리하고 많이 의견을 제시했는데, 왜 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자상한 팀장이 되어야 하나하는 삐뚫어진 생각도 많이 한다. 아마 대학원때 배웠던 들었던 그런 지식들을 돌아보면 어느 정도 리더에게 바라는 그런 것들을 차곡차곡 해오고 있다. 사람들의 커리어도 보고 자잘한 일들도 배려하는 그런 미덕을 가진 사람이 되고 능력도 갖추고자 했다. 부서장의 조언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말고 해야 하는 일을 하라고. 이제 첨예하게 부딪히는 부서장급 미팅에서도 부장이 못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다른 회의가 있으면 내가 다른 부서 부서장님과 대립각을 세우고 부서의 입장을 관철시켜야 하는 상황 말이다.
이런 짐은 좀더 천천히 지고 싶었다. 어차피 회사에서 내가 쭉쭉 올라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사실상 정점인데 더 열심히 일해야 하나 하는 고민도 있었거든. 빨리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빨리 내려와야 하고 나같은 경우는 이제 더 이상 올라갈 곳도 없고 올라가고 싶지도 않다. 예전 같았으면 상담할 사람도 있었을텐데, 남들에게는 행복한 고민이기 때문에 나 혼자서 길을 만들어야 한다. 나도 내가 이렇게 빨리 승진하고 관리자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고민중이다. 뭐랄까 저 모퉁이만 지나면 정상이다 생각하고 죽어라고 달렸는데 생각보다 빨리 정상으로 올라간 것이다.
더 이상 올라갈 곳도 없고 지금은 도전적인 업무는 아니고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 것도 아니다. 그 새로운 기술을 내가 써서 뭔가를 만들어낼 수도 없는 그런 것 말이다. 지금 생각하는 것은 컴퓨터 과학과를 잘 졸업해서 강의를 할만한 실력을 갖추고 싶다. 주변에 대학원 동문분이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는데 그거는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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