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분이 말씀하시기를 대강만 이해하고 나중에 찾으면 된다. 그러나 내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내가 어느정도  SAS 코딩에 익숙해지고 분석 업무를 하게 되면서 가장 피했던 것은, 다름 아닌 무작정 코딩이었다. 그냥 단순한 보고서를 템플릿대로 찍어 내는 거라면, 그냥 대충 짜고 잊어버릴 수 있다.

근데 내가 하는 일은 계속 돌려보고, 수치 바꿔놓고 조건 바꿔놓고 결과치를 뽑아보는 일이다. 원래 로직도 복잡한데, 개판으로 짜놓으면 나중에 내가 뭘했는지를 모른다. 그래서 나는 뭐가 되고 안되고가 상당히 명확하고 내가 안된다고 하면, '죄송합니다, 못하겠습니다.'를 명확하게 말하는 편이다. 덕분에 사람들에게 오해도 사고 그러지만, 많은 오해와 과도한 기대를 피할 수는 있었다.

 나는 대충 짜는 것을 상당히 싫어하는 편이고 코딩하기 전에 왠만한 것들을 다 정리해서, '코딩' 때에는 오로지 '코딩'을 얼마나 효과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구현할 것이냐에만 몰두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료가 엉망이 될때가 있고 그렇다면 나중에 결과 해석하는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뭐, 이번에 MIS 한 번 대충 찍어내고 안되면 소리지르고 화내고 그러지 않으려면 좀 날카롭게 굴어도 그래야 한다.

 좀 편하게 살수도 있는데, 내가 하는 일은 여러번의 가정과 가정을 더하고 빼고 하기 때문에 한 번만 길을 잃으면 한 방에 나가 떨어지는 수가 있다. 그리고 리스크팀, 상품팀, 재무팀에서 내 보고서에서 뭔가 잘못된 게 없는지, 가정이나 숫자나 오류가 혹은 없는지 뒤져댄다. 내가 하는 일을 그래서 사람들이 싫어하는데, 나야 뭐 이걸 맡고 있는 이상은 대충 넘길 수는 없으니 잘해봐야지.

 시뮬레이션 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SAS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엑셀에서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때에 단순히 엑셀의 함수와 다른 것들을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되지만, 가장 노가다적인 부분은 아무래도 VBA를 배울 수 밖에 없다. 조금씩 알아가고 오늘처럼 갑자기 느낌이 와서 미친듯이 코딩하는 날도 있지만, 실력이 조금씩 나아진다는 생각이 든다.

 SAS할 때와는 좀 다른 새로운 설레임 그런게 있네. SAS야 당연히 내가 알아야 하는 것이라서, 모르면 바로 구글 들어가서 뒤지면서 코드를 이해하는 편이고 자주 들어가는 카페에 모든게 있으니. VBA도 물론 훨씬 더 많은 자료가 인터넷에 있지만, 까막눈인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얼른 죽어라고 책에 있는 것 코딩하고 두 세번 읽을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 적응이 되겠지. 팀을 떠나기 전까지 어느정도 마스터 했으면 좋겠다.

 SAS를 내려 놓으면 내가 쓸 수 있는 것은 Excel + R Software + Access밖에 없다. R은 이번에 숙제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면 될테고, 엑셀은 조금씩 배우고 있고 Access는 권 과장님에게 배워야지. 나중에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반응형

'Programm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Visual Studio Error  (1) 2013.02.19
1만줄 코드, 1만시간의 벽  (0) 2013.02.15
역시나 검색이 짱이다.  (0) 2013.01.10
빅데이터 관련해서 좋은 사이트  (0) 2012.10.04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  (0) 2012.05.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