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몸이 안좋아서 집에서 쉬고만 있다. 회사에서는 요즘 새로운 업무 관련해서 정리하고 문서 만들고 이메일 쓰고 코딩 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이기는 하다. 2년동안 같이 일했던 차장님이 업무 정리해 주고 문서나 기획 업무를 모두 전담해 주었기 때문에 나는 분석 업무만 전념하면 되었는데, 이제는 주간회의도 작성해야 하고 틈날때마다 문서 작업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급한 부분만 대충 문서를 만들었는데, 지붕이 날아간 것처럼 문서와 보고의 태풍을 만나고 있다.

 

 만 2년이 지나서 오롯이 혼자 서서 영업도 해야 하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도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그동안 고민했던 먹을거리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이고 순수하게 일만 차분히 진행하면 될 것 같은 상태이다. 그동안에는 정해진 업무가 없었고 시스템 운영도 중간에 합류한 계장님이 전담하고 있어서 내가 좀 붕 뜬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스스로 찾아가는 상태라고 보면 될꺼다. 거의 꼬박 2주를 문서화에만 매달렸던 것 같다.

 

 경협 자료, 요약자료, Q&A 작성, 성과기술서-부서/팀, 성과기술서-개인, 사업계획, 업무계획 등등의 모든 자료들을 만들다가 주간회의 보고자료도 만들어야 했다. 지난 2년동안의 삶을 돌아보니, 내가 정리하고 기록하는 부분에 소홀하다는 것을 깨닳았다. 그래도 한 2주 정도 죽어라고 문서 작업만 했던 성과기술서-개인은 잘 만들었다는 칭찬도 들었고 일부 수정만 해서 바로 팀장님 리뷰도 통과했다. ㅋㅋ 작년에 땀 뻘뻘 흘리면서 고생했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기는 한다. 

 

 옆팀 계장님을 보면서 내가 하는 업무를 정리하는 일별 업무일지를 작성하고 있다. 여기에 주간회의 캡처도 하고 초본도 만들고 있다. 예전에는 주간회의의 중요성을 잘 몰랐는데 업무 일지와 함께 주간회의만 잘 정리해 놔도 성과기술서 작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고 나중에 이직하거나 포트폴리오 만들때 많은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기존 회사에 대비해서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떤게 잘되고 그런것을 잘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제도이기는 하다. 다만, 이러한 문서 작업을 하다보면 실제 업무 이를테면 코딩을 하거나 업무 내용을 확인하거나 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지난 2주 동안 VDI를 열어서 코딩 한 줄 해본적이 없는 날도 있었고 복잡한 내용의 코딩은 하루 정도만 했다. 저녁에는 보고서 작성하고 다른 일을 하다가 보면 코딩이나 쿼리는 생각도 해볼 수가 없었다.

 

 조직개편 전에는 틈날때마다 노트북에서 이런저런 코딩도 찾아보고 간단한 테스트 코드도 작성해서 돌려보고는 했는데 이제는 그럴 여유가 전혀 없다. 정말 미친듯이 문서 작업하다가 다시 VDI 가서 코딩하다가 그러면서 살다가 회의 들어가서 업무 물어보고 정리하고 그러면 하루가 끝나있다. 그나마 예전에는 업무 구분이 정확하지가 않아서 지원을 받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지만 이제 분석 업무 담당자로 인정을 받았고 분석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다보니 다른 팀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지금 하는 일은 예전에 없던 일이었고 나름 수요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배워가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이 즐겁다. 지금 하는 일을 주말에 책도 보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지. 작년에 지금 하는 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서 업무 자체를 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지금은 업무 요청은 밀려오기는 하지만, 새롭게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조금만 더 고객행태를 이해하면 이를 기반으로 모델로 변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