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이다. 지난 1년 가까이 나의 승진에 대해서 증명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해왔다. 두 개의 다른 팀을 동시에 이끌면서 프로젝트까지 진행하다가 결국에는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다음에는 팀을 하나 넘겨야만 했다. 내가 할만한 역량 이상의 일을 맡아서 하면서 나를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 운동 그리고 신앙이었다. 프로젝트를 넘기면서 우울증이 올 정도로 힘들었지만, 가족과 여행을 가고 공부를 하면서 버텨낼 수 있었다. 두번째로 팀을 넘길 때에도 신앙과 운동에 많이 의존을 했다. 아내도 많이 위로를 해줬고.

 

 이번주에 중요한 행사가 많았고 저번주에는 휴가를 취소해야만 했다. 결국 이번주 검도 승단 심사를 준비할만한 충분한 시간도 시험을 준비할만한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저번주에는 야근도 많이 했고 BRD 마감 때문에 더 바쁘기도 했고 말이다.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방송대 공부였는데, 이제는 뭐가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새벽에 깨어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하면서 지금까지 계속해서 딴짓을 하고 있다.

 

 잘할 수 있는데, 더 잘하고 싶은데 왜 내게는 늘 시간이 부족할까. 

 

 오늘 검도 3단 승단심사를 봤다. 아침까지 연격이 제대로 안들어가서 다른 두 분께 계속해서 지적을 당하면서, 과연 1차 심사는 통과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심사를 보러 갔다. 3명이서 심사를 봤는데, 유력하다고 생각했던 한 분과 4단 심사를 보신 분 두명이 나란히 1차 탈락을 해버렸다. 엉뚱하게 내가 1차 통과를 하고 검도의 본 - 소도에서 생쑈를 하면서 망쳤다. 내가 생각해도 제대로 합이 안맞아서 당황할 정도였지만, 둘 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냥 했다.(내가 봐도 참 철면피였다.)

 

 심사가 모두 끝나니 7시가 다 되었고 오수한씨만 끝까지 남아서 나를 기다려줬다. 나는 다 간줄 알고 쓸쓸하게 호구를 챙기고 있다가 그를 보고는 무척이나 반가웠다. 소도의 본을 망치고 들어와서 쓸쓸했는데, 그를 보고 어찌나 반가운지. 1차 탈락한 최용훈씨가 기다리는 도장으로 가서 짐을 정리하고 차를 가져다 둔 후에 둘둘치킨에서 맥주를 한 잔 했다. 술 마시면서 그동안 고생했던 이야기, 심사때 상대방의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은 서글펐다. 적어도 연격은 완벽하다고 평가를 받던 그가 1차 탈락을 하면서 충격이 컸던 모양이다.

 

 이번이 세번째인데, 처음에는 1차 탈락하고 두 번째에는 잘했는데 검도의 본에서 탈락 그리고 오늘이 세 번째 도전이었으니까 말이다.나도 큰 실수는 하지 않았지만 합이 맞지를 않아서 사실상 탈락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이 상태로 승단을 하면 찜찜할 테고, 근데 떨어지면 더 큰일이고 말이다. 아마도 벚꽃이 질 무렵에 다시 심사를 보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당분간은 승단에 대한 고민없이 운동할 수 있겠지 싶다. 사실 승단 준비를 하면서 부담이 크고 힘들었던 것도 많았지만 배우는 것이 정말 많았다. 검리나 거리 그리고 바른 칼을 쓰는 방법도 많이 배웠다.

 

 당분간은 기본기를 하면서 시간이 날때마다 검도의 본을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당장 시험 준비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공부하기가 싫은 건지. 내가 좋아하는게 프로그래밍인지 통계 분석인지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당분간은 사다 놓은 책도 좀 봐야겠고 자격증 준비도 해볼까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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